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에 극명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기술은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용되지만 환경에 따라 의무화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작가들 또한 위와 같은 사회적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제한적 표현방식은 생각의 구현을 안일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를 경계하는 다수의 작가들은 기술과 미술을 결합하고 기존의 도구들과 새로운 도구들을 유기적으로 활용한다. 얄루는 일상에서 접하는 대중 매체가 대중의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가상 현실 장비를 사용하여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판매 전략 구성 요소들을 그려나간다. 이를 통해 생성된 이미지 덩어리들은 복제되거나 변형되어 하나의 콜라주가 되고, 완성된 영상 또는 이미지들은 프로젝션 되거나 VR, 스카프 등 다양한 매체로 변환된다.
«Yaloohouse — Yes, Sebum!»전에서 소개되는 얄루의 작품들은 한국 코스메틱 기업들이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고안한 상업적 도구들을 복합적으로 작품에 차용한다. 작가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철학, 마케팅 방식, 매장 디스플레이, 신제품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프린세스 판타지, 자연주의, 거리문화와 같은 주제가 얼마나 피상적인 방식으로 홍보에 사용되는지에 주목하였다. 프로젝션 매핑과 조각을 결합한 형태를 띠는 ‹Yaloohouse, Yes, Sebum! Coach›에 상영되는 영상은 반짝거리는 호박마차의 화려함이 먼저 시선에 들어오지만 작품을 세밀히 살펴보면 응집되거나 증식하는 수많은 피지덩어리들로이루어져있다는것을알수있다.
작업과정에서 작가는 다양한 피부관리 제품에 사용되는 노세범이라는 단어에 궁금증을 갖게 되었는데 세범은 영어 단어이나 원어민들에게도 낯선 단어로 피지를 지칭한다. 기업들은 미시적인 모공 속을 피부 확대경 등으로 가시화하거나 피지를 제거하는 영상들을 배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수동적인 소비를 부추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들이 대중 매체를 통해 불필요한 소비를 강요하는 것에 대하여 소비자들은 좀 더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느낀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런 기이한 사회적 현상에 해학적으로 접근한다.
3F
12, Hoenamu-ro 13-gil
Yongsan-gu
Seoul, 04344
South Korea
whistlewhistle.kr
+82 (0)2 794 4775
Tuesday – Saturday
1pm – 7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