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세실리아 두파이어
안데르스 크리사르와 진 마이어슨의 2인전으로 구성된 <투폴드>는 스웨덴과 서울이라는 두 장소, 조각과 회화라는 두 장르, 축약과 확장이라는 두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자서전적 작품의 시각적 대화를 다루는 전시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말하는 기본 행위인 내면적 대화로 작품을 조명하며, 스스로를 드러내고 숨기기도 하는 두가지 심리적 측면을 탐구한다.
진 마이어슨의 회화는 역동적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각적 레이어들은 마치 원자 폭발과 같이 그 어떤 장벽도 뚫을 것 같은 물리적 에너지의 파동을 담고 있다. 강렬한 불덩이에서 볼 수 있는 빛과 선, 색채로 가득한 화면은 융합과 분열의 대립 속에서 섞이고 나뉘기를 반복하며 대안적 세계로의 출구를 연다.
안데르스 크리사르의 조각은 몸체를 해부학적으로 정확히 분석한다. 마치 대화를 요구하듯, 작품에서 결여된 것을 관람객의 마음에서 이어 나간다. 고전적이고 구성적인 형태의 조화는 날카로운 사실적 표현과 잔인한 절단과 같은 표현으로 한층 심화된다. 밀어냄과 끌어당김의 특정한 패턴을 탐구하는 그의 간절하고 내밀한 메세지는 축소와 제거를 통한 간략한 표현을 거쳐 근본적 개념에 도달한다.
두 작가의 진정성 있고 깊이 있는 작품 세계와 그 제작 방법의 형성의 바탕에 있는 외상적 사건은, 이들의 다면적 복합성, 즉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와 연결되어 있다. 찰나적인 물질적 세계를 초월하는 도상학적 요소들을 활용하는 두 작가는 왜곡과 초현실적 진실을 통해 존재를 표현한다. 각자의 고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념적 은유를 사용하여 인간의 조건을 재현하며, 변형을 통해 숨기고, 드러내고, 탐구하길 지속한다.
20년 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두 작가는 예술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공유한다. 사뭇 다른 방법이나, 각자의 숙달된 기법과 양식으로, 내면의 멜랑콜리한 갈망을 표현한다. 사랑, 외로움, 일시적 감각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축하며 발전시켜 온 이들 작품은 개인적 경험을 담은 자서전적 시각적 지도와 다름없다.
독학으로 예술을 공부하여 20대 후반에 작가가 된 안데르스 크리사르(b. 1973)는 신체 일부의 조형 또는 사진을 통해 자서전적 이야기를 다룬다. 날카로운 사실적 묘사와 절단과 같은 표현으로 인간의 몸체를 분석하는 그의 작품은 폭력이라는 주제를 초현실적인 미감으로 재현한다. 두 조각으로 분할된 어린아이의 형상 또는 어른의 손바닥 형상이 남은 상반신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은 철저하게 고전적이고 구성적인 형태로 표현된다. "자신의 완벽주의는 선택이 아니라,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변형된 재현과 숨김과 드러냄의 반복을 통해 관람객의 마음에서 작품을 이어 나간다.
안데르스 크리사르는 뉴욕의 갤러리 르롱, 스톡홀름의 국립 해양 박물관, 아틀란타의 주커먼 미술관, 비엔나의 돔 박물관, 미시간의 프레드릭 마이어 가든 & 조각 공원, 스톡홀름의 스벤 헤리스 미술관, 밀워키 미술대학, 로스앤젤레스의 미저리코디아, 프리즘, 켄터키 루이스빌의 21c 박물관 등에서 개인적과 단체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스톡홀름의 포토그라피스카 박물관, 보니어 컬렉션, 웁살라 미술관, 베스테로스 미술관, 예테보리의 핫셀블라드 센터, 카네기 컬렉션 등에 소장 되어있다.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며 작업 중인 진 마이어슨(b. 1972)은 70년대 초, 인천에서 출생해 미네소타 시골 지역에 사는 유대인과 스웨덴계 가족에게 입양되기 전까지 5년간 고아원에서 지냈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그의 작품은 인간이 겪는 상실과 우울, 이동의 역사를 공유한다. 무작위 CG 시스템을 회화와 결합한 선구자로 2000년대 뉴욕의 추상회화의 새로운 부활에 기여했으며, 최근에는 LIDR 스캔, AR 오버레이 및 레트로 인과성(Retro causality)을 활용하여 회화의 존재론적 의미 및 동시대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진 마이어슨은 뉴욕의 Zach Feuer 갤러리를 포함해 파리와 홍콩의 갤러리 엠마누엘 페로탱, 런던의 사치 갤러리, 룩셈부르크의 Nordine Zidoun, 서울과 천안의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과 상하이의 학고재 갤러리, 홍콩의 펄램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의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런던의 사치 갤러리, 브 뤼셀의 반헤렌츠 컬렉션, 로스 앤젤레스의 딘 발렌타인 컬렉션, 마이애미의 데 라 크루즈 컬렉션, 뉴욕의 슈파이어가 컬렉션, 자카르타와 상하이의 유즈 재단, 도쿄의 다구치 아트 컬렉션,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현대 미술관, 방콕의 산삽 박물관 등 수많은 공공 및 개인 소장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4, Pyeongchang-gil
Jongno-gu
Seoul, 03004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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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2 3448 2112
Tuesday – Saturday
10am – 7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