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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마이어슨 Jin Meyerson
서울 갤러리2와 부산 조현화랑(달맞이/해운대)은 진 마이어슨(Jin Meyerson)의 개인전
2019년 4월 5일, 진 마이어슨은 일본 사도섬(佐渡島)을 여행하는 중에 리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는 이미 북한에서 출항한 소형 어선이 난파되어 사도섬 앞바다에 떠밀려 왔던 것을 신문 기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의도치 않은 곳에 정체된 어선과 선원의 이야기는 그에게 매우 특별했다. 그래서 친구가 사도섬으로 이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주저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작가가 이 사도섬에서 촬영한
진 마이어슨은 <SEQUENCE 2> 작품으로 이미 제주도 갤러리2 중선농원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제주도 전시에 이어 서울 갤러리2와 부산 조현화랑(달맞이, 해운대)에서는 회화 작품을 중심으로 개인전
건축은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그림의 요소이다. 2005년에 파리에서 거주하면서 가우디에서부터 프랭크 게리까지 그들의 건축에 주목했던 그는 자신의 그림에 건축적 요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존재하는 건축물이 작품에 등장하지만, 작가가 모든 장소와 건축물은 직접 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점이 자신의 작업에 필수적이면서 효과적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친숙하지 않기에 선입견도 없기 때문이다. 그림에 사용되는 건축물의 사진을 본인이 직접 찍지 않는 것 역시 작품과의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기 위한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림에 등장하는 건축물은 왜곡, 확장, 반전, 이질적 요소의 레이어링으로 원본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건축에 주목하기 전인 작업 초기부터 작가는 이질적인 요소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업하던 그는 1990년대 중반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친구를 통해 포토샵 프로그램을 배우게 된다. 당시 포토샵은 극소수의 전문적인 프로그램 제작자만 사용하던 툴이었다. 그는 포토샵의 왜곡 필터(Distortion filters)를 사용해서 다양한 설정값을 무작위로 조정함으로써 복잡하고 환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제작 과정을 보면 먼저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한다. 그는 잡지, 서적에 삽입된 이미지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의 이미지도 함께 수집한다. 이미지를 선택한 후에 CG랜덤화(CG randomization) 기능과 함께 스캐너를 사용해서 스케치한다. 스캐너가 이미지를 스캔하는 동안 뒤집거나 움직여 이미지를 왜곡한다. 그 횟수가 50회를 초과할 때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다시 잘라내고 삭제하고 이미지를 겹쳐내는 등 재가공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최종 결과물을 캔버스에 옮겨 그리는 것만큼 오래 걸린다. 실제의 대상(혹은 이미지의 원본)은 존재하지만, 작가는 주관적인 관점이 개입하는 것을 기계적인 방식을 통해 견제한다.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으로서 어디에서도 진정 소속되지 못한 그는 대상이나 주변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언제나 의심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기계적인 방식은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학습되기 이전의 시각과 동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대상의 형태로부터 지속해서 미끄러지며 그 의미와 정의를 규정하지 않는 것이 진 마이어슨의 그림이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는 이미지가 캔버스에 고착되지 않고 가상 공간에서 부유한다는 것이다. 갤러리2와 조현화랑의 회화 전시와 더불어 문래동 스페이스XX 에서 AR(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 전시를 함께 진행하는데, 실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와 AR전시는 빛과 그림자, 존재와 부재 그리고 직접과 간접의 관계성을 따른다.
진 마이어슨은 관람객에게 서울과 부산 그리고 AR전시를 모두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엔 어떤 구심점이나 출발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저 모두 시퀀스(Sequence: 연속적인 사건들)의 일부일 뿐이다. 그는 우연이란 없다고 말한다. 그 대신 시퀀스가 있다는 것이다. 영상 작품
204, Pyeongchang-gil
Jongno-gu
Seoul, 03004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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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 Saturday
10am – 7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