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1은 2022년 5월 20일부터 6월 18일까지 정희민의 개인전 《How Do We Get Lost in the Forest》를 개최한다. 동시에 5월 25일부터 29일까지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 2022 (Art Basel Hong Kong 2022)의 젊고 유망한 아티스트와 신흥 갤러리를 소개하는 디스커버리즈 (Discoveries) 부문에서 정희민 작가의 신작을 소개한다.
정희민은 풍경과 정물 등 회화의 관습적 대상을 동시대적 시각 환경의 맥락 안에서 재탐색하며 도시적 삶이 만들어내는 압도감과 소외감, 결핍과 같은 감각에 적응하기 위한 실존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새로운 감각이 회화라는 전통적이면서 고정적인 화면을 가진 매체와 만나고 충돌하는 지점들을 포착해왔다. 그는 회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통적 재료들을 표면 위에서 모델링하는 비전통적 조형 방식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변화하는 실존 감각을 비유적으로 탐색하며 물질의 의미에 대해 질문해오고 있다.
P21의 개인전에서는 작업실 주변을 산책하며 친숙한 대상과 풍경을 응시하는 시간을 담은 신작 14점을 선보인다. 이번 신작은 그가 최근 탐구 중인 인쇄 기법과 미디움을 표면 위에서 모델링 하는 재료적 실험을 담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현재의 교착 상태에 작은 균열을 발생시키기 위해 미시적인 시선과 움직임으로 대상에 다가가고, 이를 재료적 실험 과정 속에서 발견한 재료의 질감과 우연적 형태와 효과에 대입했다. 작가는 즉각성과 음악성을 부여하는 질감과 팽팽하게 당겨지거나 표면을 타고 흐르는 물감의 표면 위로 수 놓이는 밤하늘, 별을 읽는 움직임 등 형태가 없거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에 집중했으며, 물감 층에 의해 가려지고 드러나는 대상은 서사를 소거시키며 이는 또 다른 사색으로 이어진다.
5월 25일부터 진행되는 아트바젤 홍콩 2022에서는 회화와 조각, 미디어 장치 사이에 위치한 하이브리드 작품을 선보인다. P21은 2021년 아트바젤 홍콩에 최하늘 작가와 참여해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도 위성 부스 (Satellite Booth)로 참여하며, 관계자가 직접 현장에 자리하지 못하는 대신 원격으로 실시간 응대와 다양한 온라인 채널로 관객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의 VIP 프리뷰는 한국시간 기준 5월 24일 오후 3시부터 공개되며, 5월 26일 오후 3시부터 30일 오전 1시까지는 모든 사용자에게 공개된다.
P21의 부스에서 선보이는 정희민의 <Violet, The Saturated>는 동시대 기술 환경에서 뒤엉켜버린 개인의 감각인식-정서의 존재 관계를 하나의 거대한 회로판으로 시청각화한 작업이다. 이 작품은 꽃잎과 동물의 피부를 연상시키며, 아크릴 미디움 질감의 반투명 평면 레이어와 신체 기관을 은유하는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조형적 요소로 적나라하게 노출한다. 그리고 표면 아래 매립된 8개의 스피커에서는 개인의 정서 상태를 조정하거나 그에 대해 질문하는 ASMR 사운드가 동시다발적으로 출력된다. 작가는 내부를 노출하는 투명 표면, 그것의 텍스처와 상호적으로 작동하는 ASMR 사운드, 기계장치에 삽입된 자연의 이미지, 감각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와 생경한 이미지를 하나의 회로에 콜라주 하며, 우리를 둘러싼 가상이 여전히 물리적 장치들을 통해 생성됨에 주목한다.
그 옆에 함께 설치 된 벌레 혹은 칩의 형태를 띤 이미지들(
정희민(b.1987, 서울)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와 조소를 전공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평면조형전공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P21(2022, 2019), 뮤지엄헤드(2021), 금호미술관(2018),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2016)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2021), 경기도 미술관(2020), 국립현대미술관(2019), 주홍콩한국문화원(2018)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였다. 또한 2019년 국립 현대 미술관 젊은 모색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20년 신도 작가지원 프로그램 수상 등의 이력이 있다.